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농부의 노트 · 밭 위의 실험
산성 땅에서 자라는 열매
감귤과 키위 사이사이, 하우스 한켠에는 블루베리와 체리, 그리고 제주에서는 낯선 바나나까지 조그맣게 심어봤습니다. 전부 잘 되는 건 아닙니다. 블루베리는 한동안 하다가 지금은 많이 줄였고, 체리도 아직은 작게만 하고 있습니다.

흙부터 다시 만든 이유
블루베리를 심을 땐 흙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. 감귤·키위가 좋아하는 흙과 달리, 블루베리는 산성 토양을 좋아하거든요. 화학과에서 배운 pH 개념이 여기서 처음 밭일에 직접 쓰였습니다. 산도가 낮아야 뿌리가 철분 같은 미량원소를 잘 빨아들입니다.
제주에 웬 바나나
바나나는 사실 반쯤 호기심이었습니다. 제주가 육지보다 따뜻하다지만 그렇다고 열대는 아니라서, 하우스 안에서 겨울을 나게 해줘야 합니다. 크게 파는 건 아니고, 이런 것도 되는지 궁금해서 계속 심어보는 쪽에 가깝습니다.
물려받은 것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
농사를 물려받았다고 해서 물려받은 것만 하란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. 아버지가 감귤을 심었듯, 저는 이것저것 심어봅니다. 다 잘되는 건 아니지만, 그렇게 밭이 조금씩 넓어집니다.
